입국장면세점 19년 5월 오픈 ‘여론선점’ 위해 무리수 던졌나

법과 제도 아직 확정 전인데 오픈 일정 까지 공개
국정감사서 논란일자 여론선점 위해 앞서간 듯
12월까지 관세법·관세법시행령 등 제도정비가 우선
19년 2월 입찰절차 실시, 4월말까지 사업자 선정완료
기사입력 : 2018-10-28 18:03:32 최종수정 : 2018-10-29 11: 07 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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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천공항공사 제공/ 입국장면세점 후보지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정일영)가 “19년 5월 입국장면세점을 차질 없이 오픈하기 위해 구체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고 28일 밝혔다. 공항공사는 “최종 위치선정, 사업자 및 판매품목 선정, 임대료 책정, 임대수익의 사회환원 방안 등 관련절차에 대해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면세점 업계 일각에서는 “법·제도의 근거도 마련되지 않았는데 인천공항이 서둘러 19년 5월 말에 오픈하겠다고 확정지어 발표한 것은 많이 앞서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시작은 지난 8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내린 도입 검토 지시 때문이다. 이후 입국장면세점에 대해 정부 공식입장이 도입 반대에서 찬성으로 180도 바뀐 상황이다. 과거 20년 넘게 10차례 입법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주무부처가 적극 반대했던 상황이 어떻게 갑자기 바뀌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좀 궁색하다. 다만 해외여행에 나서는 국민은 입국장면세점이 편리하기 때문에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입국장면세점이 도입되면 세부적으로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과 해외여행 국민이 얻게 될 구체적인 편익은 무엇인지? 또 여행수지 적자는 어떻게 개선될 수 있는지 등 산적한 문제에 대해 인천공항도 정부도 모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현재 상태에서는 오랜 기간 반대했던 상황에서 입국장면세점 도입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지 않았을 개연성이 가장 높다.

지난 10월 11일 대전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기재위 국회의원들이 김영문 관세청장에게 입국장면세점 도입에 대한 관세청의 입장변화 이유를 따져 묻는 질문에 상당히 곤혹스러워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수차례 입장변화 이유를 따져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본인이 국무조정실에 근무하던 지난 13년 이미 입국장면세점을 도입하려 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갑작스런 입장변화는 아니라고 말한바 있다. 

 

그러나 현재 기재부 주무부처에서 발표한 입국장면세점 도입방안은 장기간 인천공항이 입국장면세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련한 자료를 바탕으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대상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고 해외 입국장면세점 현황 등 기재부 발표 자료의 근간이 인천공항이 도입을 위해 국회 및 정부 기관등에 로비하는 과정에서 제출 했던 자료와 거의 흡사하다.       

입국장면세점 도입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5일 기재위 종합감사 현장에서도 자유한국당 김광림 의원은 “입국장면세점 도입보다 입국장인도장의 도입이 현실적이지 않느냐”며 “면세한도 상향과 같이 풀어야 할 문제”라고 관세청장에게 지적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도 “기재부나 관세청이 업계의 지적에 따라 입국장면세점 도입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기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변해 너무 급작스럽게 추진되고 있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에 더 무게가 실린다.

국정감사 현장에서 논란이 지속되자 인천공항은 “입국장 면세점 19년 5월말 국내 최초 오픈”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여론선점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28일 공개된 내용에서 핵심은 “내년 입법 완료 후 사업자 선정을 비롯 임대료 등 제반의 사항을 미리 준비해 차질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내년 5월 말 오픈을 기정사실화 한 제목은 현실을 너무 앞서 갔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설혹 대통령 지시로 기재부와 관세청이 고집스럽게 반대하던 의견을 뒤집고 서둘러 입법에 나서 도입이 사실상 확정적이라 하더라도 성급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인천공항은 “다음 주 한국교통연구원에 ‘인천공항 입국장면세점 위치선정 및 간섭사항 검토 연구용역’을 발주한다”고 밝혔다. 향후 프로세스는 연내 연구·용역을 완료하고, 관련 법령 개정되는 19년 2월말 입찰절차를 개시한다는 것이다. 이후 4월 말 경 사업자 선정을 완료해 5월 말부터는 입국장면세점을 운영 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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