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中 당국 ‘하이난 면세점’ 단속 관련 정확한 진실은?

중국, “한국 면세점 대량구매 다이고 단속 동향 없어”
무디, 6월 30일 해당 두건의 기사 모두 흔적도 없이 삭제
WiTR, 최초 웨비나 링크 공개 검토 → 회원제라 공개 불가
하이난, 8월 1일부터 ‘반입’·‘판매’·‘인도’ 세관감독 하에
기사입력 : 2021-07-05 17:07:50 최종수정 : 2021-07-06 09: 20 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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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8월 1일부터 하이난 섬 면세점에서 ‘다이고(代购, Daigou)’에 대한 단속을 철저하게 진행한다는 이슈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해관 관세관은 2일 “한국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다이고를 대상으로 특정지어 단속할 동향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에 해당 내용을 기사로 보도한 지난 6월 30일 우리 관계당국의 도움을 얻어 중국 측의 입장을 확인하고자 노력한 결과 지난 2일 비공식적으로 전달되고 확인된 사실이다.

애초 해당 내용은 지난 6월 29일 면세 및 여행소매업 전문지인 ‘무디다빗리포트’의 마틴 무디가 “중국 당국이 다이고 거래와 전투를 치르기 위해 면세점 사업자들에게 추적코드를 도입할 것을 명령했다(Chinese government orders retailers to introduce tracing codes to combat daigou trading)”와 “WiTR, 하이난과 중국 소매시장의 현상에 집중(Women in travel retail puts focus on hainan and chinas retail phenomenon)” 등 두 편의 기사가 보도되면서 알려졌다.

해당 기사에서는 ‘여성여행소매업(WiTR, Women in Travel Retail)’ 조직이 6월 28일 개최한 웨비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중국 ‘CDFG(China Duty Free Group)’ 상품부문 부사장 ‘메이 리 리(Mei Li Lee)’의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무디는 메이 리의 발언과 자료를 인용해 “중국 정부 당국이 강제적으로 명령해 하이난 면세점 사업자는 8월 1일부터 판매되는 모든 면세품에 의무적으로 ‘추적코드(tracing codes)’를 심어야 하며, 면세품 관리에 중국 세관이 직접 개입해 소비자의 구입 전과 후에 모두 철저한 감시를 실시할 것이다”라는 내용이었다.

특히 메이 리는 자료를 통해 하이난 ‘CTG 면세점(CDFG, 601888 CH)’과 ‘유럽’·‘홍콩’·‘한국’ 면세점과 직접 비교를 했다. 그런데 기본적인 내용이 사실과 많이 다르거나 잘못된 부분이 많았다. 한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면세품을 구입하기 전 브랜드 업체에서 관리한다고 적시되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국내 면세점에 반입되는 물건은 모두 ‘수출입자유지구(FTZ)’에 위치한 ‘통합물류창고’로 배송되고 철저하게 관리된다. 또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구입한 물품을 한국 출국시 출국 수속을 밟은 후 공항 인도장에서 받는다. 이때 면세품은 철저한 보세운송을 통해 운반된다.

특히 면세품 구매과정도 혼돈을 불러일으키게 표기되어 있다. 한국 및 세계 모든 면세점에서 외국인은 구매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한국에서만 한국 국민이 면세품을 구입할 때 구매한도가 존재한다. 그런데 하이난 CTS 면세점은 개인별 구매한도에 맞게 판매한다고 표기한 반면 기타 국가의 면세점은 무제한 구입이 가능하고 ‘현장인도(pick up in store)’도 가능하다고 적시했다. 비교 대상이 틀렸고 심지어 적시된 내용조차 정확하지 않다. 한국에서 현장인도를 허락하는 품목은 외국인이 면세점에서 한국 국산품을 구입했을 경우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내용에 대해 웨비나 과정에서 메이 리가 직접 어떻게 발언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단지 기사를 통해 제공된 자료에 기록된 내용을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해당 기사를 29일 밤 확인 후 TR&DF에서는 6월 30일 웨비나를 개최한 WiTR 홍보담당자에게 기사 보도내용의 사실 확인과 웨비나 진행 내용 공개를 요청했고 또 한 측면에서는 중국 당국의 한국 면세품 대량구매 상인들에 대한 단속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을 우리 당국을 거쳐 중국에 문의했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의문점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소규모 전문가 그룹의 웨비나를 통해 일부 왜곡된 내용이 전달되었고 이것이 곧바로 전문지 무디리포트에 기사화돼 세계 여행소매업 및 면세업계는 물론 브랜드 업체들에게도 전파 됐다는 점이다. 한국에 대해 오랫동안 잘 안다고 공언했던 무디는 왜 기사를 통해 유럽시장과 한국시장 등에 대해 잘못 표기된 부분을 지적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CDFG 메이 리 부사장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했냐는 점이다. 발표 자료로만 놓고 보면 한국 시장에 비해 세관의 단속이 철저히 이뤄지는 하이난 면세점 시장이 면세품의 관리 및 유통과정 에서의 우위가 있는 것처럼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WiTR 관계자의 미묘한 입장변화다. 최초로 온라인을 통해 문의했던 WiTR 홍보담당자인 ‘로우 홀랜드(Row Halland)’는 처음에는 “웨비나 링크를 전달해 줄 수 있는지 알아보겠으며 발표에 나선 메이 리의 연락처도 제공할 수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문의에 답을 해왔다. 그러나 두 번째 메일을 통해 “‘다이고’ 거래와 관련된 문제는 WiTR은 공식적으로 관련이 없고, 메이 리는 연사에 불과했으며 WiTR과 메이 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 특히 마지막으로 WiTR ‘게리 문데이(Gerry Munday)’ 부사장이 “무디다빗리포트에서 일하는 WiTR 멤버 중 한명이 편집국장에게 자료를 전달했고 해당 자료가 WiTR의 승인을 받지 않고 공개되어 이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안내 메일을 전송하며 내용이 통째로 사라지는 결과를 불러왔다.   

 

▲ 사진=무디다빗리포트 갈무리 / 삭제된 기사 페이지(2021.07.05)

 

▲ 사진=무디다빗리포트 갈무리 / 삭제된 기사 페이지(2021.07.05)

 

마지막으로 무디다빗리포트의 기사 두 건은 모두 6월 30일 오후 7시 30분경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삭제됐다. 이후에도 해당 기사에 관한 내용은 무디다빗리포트에서 언급조차 되고 있지 않다. 문자 그대로 WiTR의 요청 또는 항의를 받아 기사가 삭제됐을 수도 있지만 보다 확실한 내막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어쨌든 해당 기사는 노출된 지 24시간 이내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여기서 분명한 사실 한가지가 확인된 것은 있다. 바로 중국 당국에 문의했지만 확인되지 않은 부분으로 ‘하이난 섬 면세점’들이 ‘다이고’ 판매를 8월 1일부터 규제당할 것이라는 점이다. CDFG 메이 리 부사장의 자료 공개를 통해 확인된 사실은 작년 최고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세계 1위 매출액을 기록한 CDFG를 비롯해 우후죽순처럼 설립된 하이난 섬 면세점들이 오는 8월 1일부터 ‘면세품 반입(브랜드로부터 물류창고로 면세품이 전달되는 과정)’부터 판매, 그리고 하이난 섬을 떠나는 ‘출도(出島, 하이난 섬을 떠나 본토로 돌아가는 것)’시 공항 및 항만에서 면세품을 인도하는 전 과정을 세관이 면밀히 살핀다는 점이다.

 

▲ 출처=TFWA 홈페이지 갈무리 /

CDFG 찰스 첸 회장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면세업계를 향해 중국 업체인 CDFG는 2019년 TFWA 차이나 컨퍼런스에서 ‘찰스 첸(Charles Chen)’ 회장이 “2018년 한국 면세산업의 뷰티 제품 절반이 다이고 매출이라며 사실상 한국 면세산업의 절반은 중국 것”이라는 노골적인 비하 발언을 쏟아 냈다. 또 “브랜드 업체도 다이고 산업에 협력해 이득을 보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비판의 날을 세운 적이 있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에서 추정되는 내용으로는 그러한 주장을 공개적으로 한지 불과 1년 만에 하이난 섬 면세점에서 다이고 판매를 하다가 중국 세관에 단속을 당해 면세품의 입고부터 판매, 그리고 인도까지 전 과정이 세관의 관리 감독아래 놓이게 됐다는 추정이다.

국내 면세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로 국내 면세업계 관계자들이 해외를 직접 나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의 하이난 섬 면세점들이 급격히 증가해 경쟁이 치열해 지며 한국식 ‘다이고’ 방식을 접목해 중국 본토의 상거래 혼란을 부추긴다는 명목으로 세관 단속에 걸린 것을 미화하고 한국 면세점의 다이고 문제를 부각 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 들을 대상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려다 발각된 것 아닌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내 면세업계의 다이고 집중 판매도 문제지만 해외 경쟁국의 노골적인 한국 면세산업 비하나 폄훼에 대해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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