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향수, '화려한 디자인' 속에 감춰진 의미

샤넬, 심플한 크리스탈 용기로 현대적 이미지 표현
제니퍼로페즈, 자신의 몸을 형상화 한 향수 용기 만들어
향수 담는 병을 넘어 브랜드 이미지 형상화
기사입력 : 2019-07-08 14:36:03 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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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목소리를 담아낸 향수


향수(Perfume), 라틴어 Per(Through)+Fumum(the smoke) ‘연기를 통한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향수는 종교적 의식, 즉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신성한 매개체로 사용한데서부터 시작됐다.

향수는 17세기 프랑스 루이 14세부터 산업적으로 발전했다. 당시 가죽제품이 유행하고 있었는데, 가죽에서 나는 악취를 없애기 위해 향수는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향수 용기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또 다른 매개체가 됐다. 향수 용기는 조향사의 예술작품이라 할 정도니 말이다. 이미 20세기 초부터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은 패션과 향수를 함께 엮어 자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했다. 

 

▲사진=샤넬 홈페이지


시크(chic) 담아낸 ‘샤넬 No.5’


마릴린 먼로가 잠옷대신 뿌리고 잔다고 해서 유명해진 ‘No.5’는 샤넬의 아이덴티티가 가장 잘 드러난 향수이기도 하다.

사실 ‘No.5’ 출시 전 샤넬 향수는 단순히 한 가지의 꽃향기만을 취급한 데다 상류 계층에게만 사용됐다. 때문에 샤넬이 향수 분야에서 성공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수 십가지의 향기와 알데히드계열의 향을 배합시킨 ‘No.5’라는 독특하고 대담한 향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샤넬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 수 있었다.

그 당시의 향수 용기는 곡선의 화려한 디자인을 자랑했다. 하지만 샤넬은 심플한 로고를 붙인 투명한 사각형의 크리스탈 병을 사용해 현대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

투명한 크리스탈 용기는 향수 본래의 색을 잘 보여주며 용기와 라벨색상의 사용도 미니멀리즘을 추구했다. 특히 샤넬 향수의 향기는 샤넬만의 독창적인 ‘시크’(Chic)를 표현하는 패션 발상과 부합하면서 더욱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사진=안나수이 홈페이지

마치 동화 속에 들어간 것처럼...로맨틱 담아낸 ‘안나수이’

패션디자이너 ‘안나 수이(Anna Sui)’, 그녀는 꽃무늬, 레이스, 나비 등 서정적인 디자인으로 로맨티시즘이라는 독창적인 패션 트렌드를 만들었다. 그녀는 소녀스럽고 사랑스러운 안나수이의 아이덴티티를 향수 용기에도 담아냈는데, 블랙과 퍼플의 조합, 화려한 공주풍을 주로 디자인했다.

그녀는 그녀가 좋아하는 꽃인 장미를 배경으로 꽃장식, 나비 장식, 넝쿨 장식 등 주로 화려한 패키지를 내세웠다. 나비와 꽃패턴이 강조된 패키지 디자인은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안나수이 향수들은 장미밭에 들어온 것처럼 달콤하고 황홀하며 관능적인 향이 특징이다. 안나수이의 패션 철학이 그대로 담긴 안나수이 향수. 안나수이 향수를 뿌릴 때마다 연보라 장미밭에 둘러싸인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니퍼 로페즈 @Billboard

섹시하면서도 순수한...제니퍼 로페즈를 담아낸 ‘글로우 바이제이로’


헐리웃 스타 제니퍼 로페즈가 런칭한 ‘글로우 바이제이로’는 깨끗하고 맑은 비누향으로 전세계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향수다. 하지만 지금의 인기와는 다르게 ‘글로우 바이제이로’의 처음은 순탄치 않았다.

조향사가 아닌 연예인 ‘제니퍼 로페즈’가 만들어서였을까. 사람들은 ‘글로우 바이제이로’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비웃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글로우 바이제이로’는 불티나게 팔리며 미국에서 성공적인 여성향수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소녀시대 태연이 사용한다고 알려져 한때 ‘태연 향수’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사진= 글로우 바이제이로 화보

 

매끄럽게 굴곡진 ‘글로우 바이제이로’의 바틀 디자인은 샤워를 하고 있는 제니퍼 로페즈의 섹시한 엉덩이와 골반을 상징한다. 또 핑크와 베이지가 묘하게 섞인듯한 무광 케이스는 제니퍼 로페즈의 부드러운 살결을 표현했다.

향수에 달린 JLO의 큐빅 목걸이는 제니퍼 로페즈가 가장 좋아한다고 알려진 다이아몬드를 상징한다. 빼서 쓰면 핸드폰 고리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이거야 말로 일석이조가 아닐까?

섹시하면서도 순수하고, 부드럽지만 강한 제니퍼 로페즈의 모든 것을 담아낸 ‘글로우 바이제이로’. 앞으로 ‘글로우 바이제이로’를 보면 샤워를 막 하고 나온 제니퍼 로페즈의 나체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사진= 디올 홈페이지


꽃에 대한 애정을 담아낸 ‘미스 디올’

크리스찬 디올은 꽃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어릴 때부터 꽃의 라틴 이름들을 배워 자신만의 식물 표본집을 만들 정도였다. 또 그의 본가였던 그랑빌 장미 정원에서 몇 시간 동안 꽃을 감상하기도 했다.

이런 그의 자연에 대한 애정과 유복한 유년 시절은 디올 디자인에 영향을 끼쳤다. 패션쇼 당일마다 단추 구멍에 은방울 꽃가지를 더한 장식을 연출하기도 했으며 드레스의 햄라인에도 행운을 상징하는 이 장식을 더했다.


▲사진=디올 홈페이지

 

1947년,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은 명성에 힘입어 조향사로 발돋움 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뉴 룩’(New Look) 패션 컬렉션과 함께 그의 첫 번째 향수인 ‘미스 디올’을 선보였다.

디올은 뉴 룩 컬렉션을 감각적인 향과 함께하고 싶었다. 이에 조향사인 폴 바쉐에게 단순면서도 섬세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향수”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폴 바쉐는 시프레, 시트러스, 후르츠 등을 조합하여 ‘미스 디올’을 만들었다. 덕분에 뉴 룩 컬렉션은 ‘미스 디올’의 향으로 꾸며졌다. 이런 섬세하면서도 우아한 디올만의 향은 ‘뉴 룩’(New Look)을 상징하게 되고 후에 다른 디올 향수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1949년부터 크리스찬 디올은 바카라 장인들의 노하우를 크리스탈 향수 용기에 이미지화 시켰다. 유리 공예를 뼈대로 한 조화롭고 균형 잡힌 디올 향수 용기들은 프랑스 전통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수작업으로 제작됐다.

“저는 디자이너 이전에 조향사이기도 합니다”. 크리스찬 디올의 말처럼 그는 ‘미스 디올’을 통해 우아하고 관능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디자인한 것일지도 모른다.

향수는 호불호가 가장 강한 화장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향수를 선택할 때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향수를 선택할 때 사람마다 많은 기준이 있다. 누구는 머스크 계열의 묵직한 향을 또 누구는 플로럴 계열의 달콤한 향을 선호할 것이다. 

 

혹은 옷차림에 따라, 날씨에 따라 기호식품처럼 향수를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향수가 담긴 병의 디자인의 의미도 되새기면서 선택하면 더욱 즐거운 쇼핑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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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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