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렁크 제조사, 세계 최고 여행용품 매장으로 재탄생
명품 브랜드의 대표 주자인 ‘루이 비통’은 1854년 뇌브 데 카푸신 4번가에서 트렁크 판매업으로 시작했다. 지금의 ‘오페라 가르니에’(Opéra Garnier) 옆이며 ‘방돔 광장’과 두 블록 거리다. 매장과 ‘방돔 광장’을 잇는 길은 리츠 호텔과 시계·보석 등 사치품 매장이 가득해 여행용 가방의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창업주 루이 비통의 뛰어난 사업 수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루이 비통은 16살 무렵 포장용 상자 제조자 견습생으로 들어가 하루 13시간씩 귀족들의 여행 짐을 꾸렸다. 당시 유행한 귀부인들의 맞춤복은 14미터 이상의 옷감을 사용해 부피가 컸고 짐 싸기가 힘들었다. 루이 비통은 이런 대량의 짐 싸기에서 재능을 발휘했다. 프랑스 왕비를 비롯해 당대의 귀부인들이 그를 지목해 짐 싸기를 맡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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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DFN / 루이비통 전시회 현장. 루이비통의 클래식한 트렁크가 전시돼 있다. |
루이 비통은 이런 경험 속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축적해 실용적인 제품들을 만들었다. 트렁크를 평평하게 만들어서 마차 위에 쉽게 쌓을 수 있게 만들었다. 무거운 가죽 소재 대신 무게가 가벼운 포플러 목재를 사용했다. 표면에 은회색 방수 면 캔버스를 씌워 물에 빠져도 젖거나 가라앉지 만들었다. 사업은 번창해 1914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여행용품 매장 ‘루이 비통 부티크’를 개점했다.
□ 아시아 딛고 명품 브랜드로, LVMH 그룹 구축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루이 비통’의 명성도 빛이 바랬다. 단골 고객 위주로 여행 가방을 만들어 파는 폐쇄적인 구식 브랜드라는 비판을 받았다. 1977년 ‘앙리 라카미에’가 경영자로 올라서면서 이런 인식을 바꿨다. 중간 상인들을 모두 정리하고 세계 쇼핑 중심지 뉴욕 57번가와 아시아 전역에 브랜드 직영점을 열며 취임 7년 만에 매출을 15배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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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DFN / 루이비통 전시회 현장. 제품 수공예 제작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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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DFN / 마크 제이콥스와 스테판 스프라우스가 디자인한 백. |
1997년부터는 수석 디자이너로 미국 출신의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를 선임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 기존의 ‘모노그램 캔버스’를 변형한 ‘그라피티 모노그램’ 등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며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했다. 일본의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 협업한 ‘멀티 컬러 모노그램’ 제품은 콜라보레이션 유행을 만들었다. ‘루이 비통’은 파격적인 변화와 함께 의상·시계·슈즈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며 토탈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
□ 중국서도 인기 '캔버스 백', 전자 상거래 적극 진출 '판로 변화 꾀하나'
‘루이 비통’하면 떠오르는 상품은 브랜드의 약자인 LV 마크로 뒤덮힌 '모노그램 캔버스 백'(Monogram canvas bag)이다. 1896년 탄생한 이 모노그램 무늬는 모조품을 방지하려 만든 디자인으로 브랜드의 대표 마크가 됐다. ‘루이 비통’은 창업 초기 최초의 사각형 트렁크가 출시된 이후 줄곧 모조품과 싸워가면서 브랜드 가치 유지에 주력해왔다.
공항면세점 입점을 꺼린 이유도 브랜드 가치 저하를 걱정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2011년 세계 최초 인천공항면세점 진출이 화제가 된 이유다. ‘루이 비통’ 매장은 단숨에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을 끌어들여 인천공항면세점을 2011년 세계 최고 면세점 1위에 올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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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동원 기자 |
‘루이 비통’은 면세 시장에서도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으면서 중국 소비자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면세 검색 사이트 ‘Jessica's Secret Index’에 따르면 2019년 1·2월 핸드백 검색 1위에 ‘모노그램 캔버스 나노 스피디백’(Monogram canvas nano speedy bag)이 선정되면서 아시아 시장에서도 최고 브랜드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루이 비통’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중국 전역으로 제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전자상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관세 및 부가세 인하에 발맞춰 가격 인하도 단행하며 현지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1977년 규모 확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던 것처럼 중국 시장을 성장의 전기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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