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면세한도 오르면 소비자가 내야할 세금 얼마나 줄어드나

구매한도에 맞춰서 면세품 구입시 과세 부담 커져
금액별, 품목별 세율 달라 세세한 검토 필요
3,000달러 이하, 면세한도 증액 효과 클 것으로 예상
고액 면세품 구매시에는 면세한도 상향 효과 미미
기사입력 : 2019-07-16 18:11:27 최종수정 : 2021-06-26 22: 45 김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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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구매한도가 3,600달러에서 5,600달러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면세한도 증액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면세한도가 높을수록 과세 부담이 줄어들어 내국인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

실제 면세한도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세금은 얼마나 줄어들까.

먼저 품목별 과세 부담을 확인하고, 면세한도가 현행 600달러에서 800달러, 1,000달러로 오를 경우 줄어드는 과세를 계산해 보았다.

[품목별 과세 계산, 어떻게 하나]

입국시 여행자가 휴대하여 반입하는 물품은 품목별로 과세율이 다르다. 다시 말해 구매한 제품에 따라 세금을 많이 낼 수도, 적게 낼 수도 있다. 

 

과세를 계산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사진=관세청 홈페이지 내 간이세율정보

 

먼저 전체 금액에서 600달러를 공제한 뒤, 나머지 금액을 원화로 환산한다. 과세 대상의 물품이 천 달러 이하인 경우에는 단일간이세율 20%를 적용하고, 1,000달러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물품별 간이세율’을 적용한다. 

 

과세율이 높은 명품 시계‧가방의 경우, 과세 물품의 185만 2천원까지는 20%의 간이세율에 나머지 초과 금액은 50% 개별소비세를 부과한다. 이에 따라, 면세점에서 구입 후 과세를 포함한 가격이 백화점 시중가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반면 액세서리로 많이 구매하는 ‘귀금속 보석류’는 463만원을 초과하기 전까지 20%의 간이세율을 적용한다. 이후는 50% 개별소비세를 적용해 총 세금을 산정한다. 20% 간이세율을 적용하는 범위가 넓어 고급 가방‧시계 품목에 비해 세금 부담이 덜하다.

화장품 품목은 금액에 관계없이 간이세율 20%만을 적용한다.

단순히 세율 수치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명품 시계를 사는 것보다 귀금속 보석류를 살 때, 높은 가격의 귀금속 보석류보다는 화장품을 구매할때 세금 부담이 더 적다고 말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자 업계는 면세한도 증액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면세한도에 오르면, 세금 얼마나 줄어드나]

부과되는 과세율이 품목별로 다르듯, 품목별로 면세한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제각각이다. 즉, 면세한도가 높아지더라도 줄어드는 세금도 다르다.

과세가 가장 많았던 고급 시계‧가방류의 경우는 면세한도가 200달러 오를수록 약 10만원의 세금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최동원 기자

예를 들면, 면세한도인 600달러를 기준으로 4,000달러 고급 시계의 예상 세금은 140만원(자진신고 감면액 제외)이다. 면세한도가 800달러로 오를시, 예상 세액은 129만원으로 11만원이 내려간다. 면세한도가 1,000달러라면 세금은 117만원으로 12만원이 추가로 감면된다.

귀금속 보석류 품목은 가격에 따라 감면되는 과세액이 다르다. 3,000달러 상당 액세서리를 구입한다고 가정해보자. 면세한도가 600달러일 때 예상 세액은 52만원, 800달러로 증액된 면세한도에서는 48만원, 1,000달러 면세한도를 적용하면 44만원이다. 면세한도가 200달러 오를때마다 4만원씩 세금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5,000달러 가격의 귀금속 보석류를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면세한도 600달러에서 세금은 103만원이지만, 면세한도가 800달러로 오를 때 90만원, 1,000달러로 오르면 88만원으로 10만원 가까이 절약된다.

한편 화장품과 같이 금액에 상관없이 20%의 간이세율만 적용되는 품목에서는 면세한도가 200달러씩 상향될수록 세금이 4만 4천원씩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면세한도가 오르면 4만원이, 1,000달러로 오르면 추가로 4만원이 줄어든다.

그렇다면 실제 면세한도가 올랐을 때 체감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품목은 무엇일까.

 

▲사진=최동원 기자

고급시계‧가방 품목에서는 5,000달러에 근접하는 제품일수록 세금이 급격히 높아지므로, 면세한도가 올라가더라도 손해일 확률이 높다. 3,000달러 내외의 제품을 구입할 때 올라간 면세한도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의 면세점 명품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면세한도 조정보다 물품간이세율을 조정하는 것이 직접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추정된다.

귀금속 보석류의 경우는 465만원 이하의 제품에서 이미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었기 때문에 면세한도 증액의 효과가 아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3,000달러 미만의 일반 품목 및 화장품은 면세한도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면세점 구매한도 상향 정책은 해외 소비를 국내로 전환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면세한도를 높여 과세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액별, 품목별로 과세 부담이 다르기 때문에, 실질적인 과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면세한도를 일괄적으로 올리는 것 외에도 다른 세심한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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