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실업대란 ③]면세점 현장의 목소리 “우리는 고용지원대책이 절실히 필요”

사스(SARS)와 메르스(MERS) 때보다 심각
인천공항 면세점 최소 인력만 남아 근무
탑승동 면세점 직원 다음날 스케줄 당일에 받아
“가장 필요한 건 고용안정 지원” 정부 지원 절실히 호소
기사입력 : 2020-09-24 15:52:13 육해영 기자
  • 글자크기
  • +
  • -
  • 인쇄

국내 면세산업의 근간을 뒷받침하는 판매사원들에 대한 고충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추진했지만 누구도 나서려고 하지 않았다. 고용 사각지대에 내몰리며 지원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소속회사와 원청인 절대 ‘갑’(甲) 대기업 면세점의 압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번 인터뷰에 나서는 국내 면세업계 베테랑 판매직원들은 모두 익명으로 인터뷰를 요구했다. 그들의 생활과 어려움을 고려해 익명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란다.(편집자=주)

“나아지겠지, 나아지겠지...계속 되뇌고 있는 것 같아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면세점에서 스토어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오늘 하루도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출근한다. 코로나19 여파로 공항 출입국객이 95% 이상 급감하면서 면세업계가 몸집 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면세점 근무경력이 13년을 넘어가는 그녀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A씨는 “사스(SARS)와 메르스(MERS) 당시에는 직원들끼리 ‘집에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농담 삼아 이야기하는 수준이었지만 이번 코로나19 시기는 더 오랜 경력을 가진 선배들도 가장 최악이라고 손꼽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가 2021년은 물론 2022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면세점 직원들은 고용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하루 하루 고용에 대한 불안감과 업황의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으로 인해 생존의 기로에선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면세점 판매사원 3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한다.


최소 인력만 남아서 근무…면세점도 공항도 ‘텅텅’  

 

▲사진=한적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2020.09.24)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스토어 매니저로 근무 중인 B씨는 “현재 아침 6시 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최소한 3명이 매장에 나와서 근무했는데 지금은 오전조 한 명, 오후조 한 명으로 각 1명씩 최소 인력만 남아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휴일 배정에 대해서는 “한 매장에 다섯 명의 직원이 근무할 경우 쉬는 날을 직원 한 명당 한 달 동안 11번 혹은 12번으로 배정해 모두 비슷하게 맞춘다”며 “이로 인해 매장 근무인력은 한 명의 직원이 두 명 분의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공항에 손님이 없어 업무 강도는 부담스럽지 않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코로나19로 무급휴가와 유급휴가를 낸 직원들이 대폭 늘어나면서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탑승동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경우 다음날 스케줄을 당일에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탑승동에서 뜨는 비행기가 없어 탑승동 매장 직원들은 당일 저녁에 다음날 근무 스케줄을 받는다”며 “탑승동을 이용해 출국하는 이용객 수를 파악하고, 그 수가 50명 미만이면 다음날 갑자기 ‘내일 출근하지 말라’고 통보한다”고 말했다. 예측 불가능한 휴무에 따른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고용불안까지 떠안은 상황이다.

“내년에 복귀할 수 있나요?” 출산휴가 낸 직원 ‘발 동동’

시내면세점에서 근무했던 C씨는 지난 6월 아이를 낳게 되면서 출산휴가를 냈다. 당초 목표는 내년 9월에 면세점에 복귀하는 것이지만 이 조차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앞길이 막막하다. C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출산휴가를 낼 계획이 있었지만 면세점 업황이 워낙 불황이어서 내년에 면세점에 복귀할 자리가 있을지 걱정된다”고 불안감을 전했다. 


하지만 면세점에서 최소 인력으로 남아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경우는 그나마 양호한 상황이라는 것이 판매직 직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A씨는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회사의 직원들은 권고 사직을 당하는 등 대규모 인원감축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비소속직원들 중에서도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들부터 우후죽순으로 쓰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권고사직은 자진퇴사로 간주돼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어 더 열악한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가장 필요한 건 고용안정 지원” 정부 지원 호소 


가장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입을 모아 면세점 직원 고용 사각지대 해결을 말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22일 그동안 정부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였던 면세점업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지원 범위를 넓혔다.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정되면 생계비 지원, 재취업 훈련, 전직 훈련, 고용유지지원금, 특별연장급여, 실업급여 연장 등에 대한 비용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

 

문제는 입점업체나 인력파견 업체의 인력들은 면세점 인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면세업종’이 아닌 ‘도‧소매업종’으로 분류돼 특별고용지원업종 혜택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이에 고용노동부 지역산업고용정책과 조형근 서기관은 “특별고용지원업종은 ‘업종’에 따라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며 “면세점 파견사원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도·소매업종까지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정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이어 조 서기관은 “면세업종에 고용 사각지대가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이같은 문제해결을 위해 현재 관세청에 꾸준히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며 “면세점 파견직원들의 고용 사각지대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주)티알앤디에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육해영 기자
  • 글자크기
  • +
  • -
  • 인쇄

많이본 기사

DFN Newsletter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령에 의거하여,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함에 있어 정보주체로부터의 이용 동의 여부를 사전에 고지하고 있습니다. 정보주체가 되는 이용자께서는 아래 내용을 확인하시고,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ㆍ수집 이용 목적 : 구독자를 위한 의사소통 경로 확보

ㆍ수집하는 개인정보의 항목: 이메일,이름,회사명,전호번호

ㆍ보유및이용 기간: 메일링 해지시 까지(해지시 정보파기)

위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동의서에 동의 하시겠습니까?

DFN Newsletter
등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Lates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