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태국 국제공항 '독점 방지 심사' 착수, 국내 기업 진출 '청신호'

'태국 교통부' 입찰 일정 무기한 연기, '태국공항공사' 입찰 방식 심사
총리 입찰 재검토 지시, 태국 내 분위기 '변화 감지'
태국어 공고·높은 제안요청서 가격 등 외국 기업 진입 장벽 높아
'킹파워' 태국 국제공항 운영 독점, '비차이' 회장 사망으로 영향력 줄었나
롯데면세점 2020년 해외 매출 1조 원 선언, 태국 공항 진출 본격화 할 듯
'해외 공항 강자'·'해외 진출 노력' 신라면세점 사업 호기
진입 장벽 줄면 글로벌 사업자 참가 늘까, '치열한 경쟁' 예고
기사입력 : 2019-03-26 11:47:31 최종수정 : 2019-05-16 11: 59 김일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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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태국 4개 공항 입찰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국내·외 면세 사업자들이 새 전략 짜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태국 교통부가 태국공항공사(AOT)의 입찰 방식에 대한 독점 운영 방지 심사에 착수해 논란 많았던 입찰 환경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번 심사는 해당 입찰이 태국 민관협력(Public-Private Partnership, 이하 PPP)법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게 된다.

입찰제안서 제출 마감일인 4월 1일을 코 앞에 두고 벌어진 이번 사태는 지난 16일 태국의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사업이 독점될 수 있다며 입찰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지난 11일 주태국 대사인 이욱헌 대사가 태국의 총리와 솜킷 경제 부총리를 만나 한국 기업이 태국의 고속철도와 면세점 사업 입찰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언급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일어난 일이다.
 

▲출처=방콕공항홈페이지 / 방콕 수왓나품 공항 내 매장

이처럼 태국 공항 입찰은 장외 외교전이 일어날 만큼 폐쇄적인 방식으로 논란이 일었다. 입찰에 대한 내부 발표와 입찰 공고 모두 태국어로만 발표한 데 이어 참가 필수 요소인 제안요청서(RFP) 가격을 250만 바트(약 8,932만 원)으로 책정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외국 기업에게 진입 장벽을 만들고 자국 기업을 위한 '맞춤형 입찰'을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킹파워 인터내셔널'은 이런 입찰 방식의 유력한 수혜자로 꼽힌 태국 굴지의 면세기업이다. '킹파워'는 이번 입찰 대상인 4개 공항의 특허를 따낸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태국 국제공항의 운영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작년 태국 내 3개 협회가 특허 기간을 단축하고 다중 면세점을 도입하자고 주장했지만 독점 형식 입찰로 다시 나온 것은 '킹파워'의 영향력이 컸을 것으로 풀이된다.

'킹파워'는 지난 2017년 공항 면세점 운영권의 특허수수료를 덜 내기 위해 공항 직원들과 공모했다는 부패 혐의를 받으며 공항공사와의 연계 의혹은 깊어진 상태다. 이번 전면 재심사 사태도 지난 2018년 10월 '비차이' 회장이 헬기 사고로 사망하면서 태국 내 '킹파워'의 영향력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킹파워 면세점 홈페이지에는 아직도 '비차이' 회장이 CEO로 표기되는 등 내부 정리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태국 면세 시장 흐름에 변화가 감지된다.

이번 심사에 따라 태국 국제공항의 입찰 방식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면세 사업자들의 시선도 집중되고 있다. 2019년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한 춘절 관광지인 태국은 세계 면세 사업자들이 노리는 대표적인 사업지라고 할 수 있어 국내 면세점들의 입점 여부는 주요한 관심사다.

롯데면세점은 방콕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내면세점의 정상 경영을 위해서라도 입찰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태국 공항 입찰에 대해 "인도장 뿐 아니라 면세점 운영권 입찰에도 참가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5일 호주 브리즈번 공항 오픈 행사를 통해 2020년까지 해외 매출 1조원을 기록하겠다는 목표를 밝혀 태국 공항 진출에도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 푸켓에서 현지 회사와 합작해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신라면세점은 "공항 면세점과 함께 운영하면 시너지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따라 태국의 입찰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라면세점은 아시아 해외 공항 운영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고 "기회가 있으면 해외 진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힌 바 있어 운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무디다빗리포트'는 이번 공항 입찰에 국내 기업들 뿐 아니라 중국면세그룹(CDFG), 라가데르 면세점·듀프리·DFS 등 글로벌 면세 사업자들이 모두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분석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이번 심사를 통해 입찰 환경의 진입 장벽이 줄어든다면 입찰에 참가하는 글로벌 면세 사업자들의 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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