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행복한 피부, 크리니크(Clinique) 브랜드 스토리

기사입력 : 2019-08-26 13:00:01 차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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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부터 꽤 오랜 기간 여드름으로 고생했습니다. 여드름이 특히 심했던 20대 초반 어머니가 백화점에서 권해주셨던 브랜드가 있는데요. 바로 크리니크(Clinique)였습니다.

그렇게 접한 크리니크의 첫인상은 ‘강한 알코올 향’이었습니다. 당시 향기로운 향의 화장품에 익숙하던 제게 크리니크의 거친 향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거기에 의사처럼 하얀 가운을 입은 점원들이 제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주는데, 이게 화장품인지 의약품인지 헷갈릴 정도더군요.

그 경험 탓인지 저는 아직도 크리니크의 스킨케어 제품들은 꼭 설명서대로 조심히 바르곤 합니다. 의사의 처방전에 맞춰 약을 먹듯 말이죠.
 

▲사진 = 크리니크 제품들. ©크리니크

 


크리니크의 탄생 배경

크리니크는 실제로 의사와 관련이 깊습니다. 피부과 전문의의 잡지 인터뷰에서 시작된 브랜드거든요.

1967년 미국 <보그>의 수석 기자 캐럴 필립스(Carol Phillips)는 ‘아름다운 피부, 만들어질 수 있나요? (Can Great Skin be Created?)’라는 타이틀 아래 한 피부과 의사를 인터뷰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사진 = 1967년 8월 <보그> ©크리니크

 

이 질문에 대한 피부과 전문의 노먼 오렌트리히 박사(Dr. Norman Orentreich)의 답은 명쾌했습니다. 그렇다(Yes!)는 것이었죠. 그러면서 아름다운 피부를 만드는 간단한 습관에 대해 소개했는데요. 그건 바로 세안 후 하루 두 번 각질 제거와 보습을 해주는 것. 즉, ‘세안-각질 제거-보습’이라는 3단계 케어법이었습니다.

현재 각질 관리의 중요성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1967년에는 아니었죠. 당시 피부는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것밖에 답이 없다는 믿음이 퍼져 있었고, 크림 한 개면 모든 스킨케어가 끝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기사를 본 에스티로더 그룹에서는 캐럴 필립스와 노먼 오렌트리히 박사를 영입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게 됩니다. 에스티로더 그룹에서는 당시 운영하던 자체 브랜드 에스티 로더와 아라미스(aramis) 외에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고 싶어 하던 상황이었거든요.
 

▲사진 = 캐럴 필립스(좌)와 노먼 오렌트리히(우). ©크리니크

그렇게 1년의 시간을 거쳐 1968년 9월 크리니크는 미국 뉴욕 삭스 피프스 앤 에비뉴에 론칭했습니다. 무려 117개의 제품과 함께 말이에요.


크리니크의 철학,
모든 피부가 건강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


크리니크의 철학은 바로 ‘모든 피부가 건강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죠. 크리니크는 이 철학을 브랜드의 모든 부분에 섬세하게 구현해 냄으로써 성공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먼저 크리니크는 ‘모든 피부’에 맞는 화장품이어야 합니다.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도 예외가 아니죠. 그럼 가장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요? 피부 질환이 있는 환자겠죠. 즉, 크리니크는 환자가 사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안전한 화장품이어야 합니다.

환자가 사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안전한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테스트를 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크리니크에서는 화장품 브랜드로서 세계 최초로 알레르기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죠. 출시 전 모든 제품이 무려 7,200번의 알레르기 테스트를 거치는데, 알레르기 테스트를 통해 단 한 번이라도 이상이 발견되면 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성분 분석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사진 = 크리니크 제품. ©크리니크

 

또한 오렌트리히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인공 향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성분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크리니크는 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인공 향을 전혀 넣지 않습니다. 그래서 크리니크의 제품에는 원료 그 자체의 향만 나는데, 이는 크리니크의 의학적이고 전문적인 느낌을 한층 강화시킵니다.


이렇게 모든 피부에 적합한 안전한 화장품이라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크리니크는 세계 최초로 ‘무향’, ‘알레르기 테스트’를 한 화장품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화장품 성분에 대한 기준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던 1960년대에 말이죠.

용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생물 검사뿐만 아니라 뜨거운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지 내열, 내광 검사까지 하죠. 누구든 쓸 수 있는 안전한 화장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입니다.

 

▲사진 = 크리니크 제품과 용기 ©크리니크

 

그럼 이제 ‘모든 피부’에 적합한 화장품이 되었으니, 어떻게 피부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해야겠죠.

먼저 건강한 피부를 만들기 위한 크리니크만의 가장 특별한 방법은 보그 잡지에도 나왔던 오렌트리히 박사의 3단계 ‘클렌징-각질 제거-보습'이었습니다. 그래서 크리니크에서는 이 단계를 쉽게 따를 수 있는 화장품 라인을 만들었어요. 

 

▲사진 = 과거와 현재의 크리니크 3-스텝 제품들 ©크리니크


특히 이 중에서 두 번째 단계인 각질 제거를 위한 화장품을 크리니크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각질 관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나가게 돼요.

▲사진 = 크리니크 대표 각질 관리 제품 중 하나인 세븐 데이 스크럽 크림 ©Adore Beauty

 

또 고객마다 피부 상태가 모두 다르니, 피부에서 특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다르겠죠. 고객의 피부에서 특히 부족한 부분이 뭔지 알아야 피부를 빨리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크리니크에서는 ‘크리니크 컴퓨터’를 만들어서 매장에 비치해 두었습니다. 8가지 테스트 문항을 통해 고객이 자신의 피부 진단을 해볼 수 있는 장치였죠. 노먼 오렌트리히 박사가 환자의 피부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질문하던 걸 시스템화한 겁니다.

 

▲사진 = 크리니크 컴퓨터. 실제 컴퓨터는 아니었고 슬라이딩 방식으로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장치였어요. ©크리니크

 

고객들은 일차적으로 크리니크 컴퓨터를 통해 피부 상태를 진단받고, 이후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크리니크의 피부 컨설턴트들을 통해 피부를 정확하게 진단받았죠. 현재의 피부를 개선하기 위한 조언도 받았고요. 

 

▲사진 = 크리니크 컨설턴트 ©크리니크

매장 직원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컨설턴트로 채우는 건 화장품 브랜드로서는 세계 최초였습니다.

즉 ‘모든 피부가 건강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크리니크의 철학을 철저히 구현함으로써 크리니크는 기존의 브랜드와는 완전히 달라졌죠. 알레르기 테스트, 무향, 각질 관리, 피부 상태 진단, 전문 피부 컨설턴트까지, 크리니크가 한 세계 최초의 시도들은 크리니크의 철학과 정확히 맞닿아 있었습니다.


병원과 의사를 떠오르게 하는 브랜드, 크리니크

▲사진 = 크리니크 매장 ©위키피디아

 

하지만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모든 브랜드가 성공하는 건 아니죠. 그 철학을 사람들이 모두 느낄 수 있게 해야만 합니다.

먼저 크리니크는 알레르기 테스트를 한다는 점과 무향이라는 것을 매장, 제품, 광고 등 곳곳에 표시했습니다. 무향이라는 건 정말 향이 없다기보다 인공 향을 넣지 않는다는 뜻이어서 원료 고유의 향은 남아있었는데, 향기롭다기보다는 의약품 같은 향기라 크리니크 제품만의 정체성을 후각적으로 강화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사진 = 크리니크 로고. 알레르기 테스트 완료, 100% 무향이라는 문구가 함께 표시되어 있죠. ©크리니크

또 크리니크는 3단계 피부 케어법을 대중화시키기 위해 신문, 잡지 광고를 진행했습니다. 간편하면서도 매일 꼭 해야 하는 양치에 크리니크의 3단계 피부 케어법을 빗댔습니다.

▲사진 = 크리니크의 광고 이미지. 당시 독특함으로 주목받았다고 해요. ©에스티로더그룹

또 크리니크의 컴퓨터와 피부 컨설턴트들은 존재만으로도 크리니크의 특별함을 보여줄 수 있는 요소들이었는데요. 특히 컨설턴트들은 의사가 입는 것 같은 하얀 가운을 입고 고객들을 응대했습니다.

종합적으로 크리니크 매장은, 병원 밖에 있는 공간 중에서 병원과 가장 유사한 공간이었습니다.


크리니크의 현재,
건강하고 행복한 피부


크리니크는 론칭한 지 1년 만에 프랑스, 영국 등지로 진출했고, 현재는 세계 곳곳에서 판매 중인 메가 브랜드가 되었죠. 50년이 지난 지금도 크리니크는 여전히 초기의 철학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현시대에 맞춰 변화하기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어요.

현재 크리니크의 철학은 ‘건강하고 행복한 피부’예요. 과거의 ‘모든 피부가 건강하게 달라질 수 있다’에 비해 좀 더 가볍고 발랄해졌죠. 크레용을 닮은 립스틱 등, 귀엽고 사랑스러운 제품도 많이 나오고요.

▲사진 = 현재 크리니크 제품들. 알록달록 예쁘죠. ©크리니크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지키면서도 계속 변화해나가는 것, 진정한 명품 브랜드의 성장 방식을 크리니크가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시간이 나신다면 근처 크리니크 매장에 들러, 과거의 크리니크 매장을 상상하며 현재와 비교해보는 건 어떨까요.

 

▲사진 = 크리니크 최초의 팝업 매장. ©크리니크

 

▲사진 = 크리니크의 팝 치크 블러셔. 발색력도 좋고, 언제든 어느 상황에든 어울려요. ©크리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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