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의 정석, 맥(M.A.C) 브랜드 스토리

기사입력 : 2019-08-05 08:58:44 차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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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M.A.C)은 메이크업의 정석 같은 브랜드입니다. 화장을 하는 여성 중에 이 브랜드를 못 들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맥은 특히 수많은 립스틱 컬러로 유명한데요. 쿨톤이든 웜톤이든, 더 나아가 피부 색깔이 어떻든 맥에서는 어울리는 립스틱을 적어도 하나는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사진 = 맥의 전세계적 베스트셀러 루비우(Ruby Woo) ©M.A.C

 

 

두 명의 프랭크가 맥을 창업하기까지

 

맥은 두 명의 프랭크가 창업한 브랜드예요. 프랭크 안젤로(Frank Angelo)와 프랭크 토스칸(Frank Toskan)이 그 주인공이죠. 

 

1948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안젤로는 어릴 때부터 탁월한 사업가 기질을 자랑하던 사람이에요. 토스칸과 안젤로는 1970년에 처음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했는데, 당시 불과 22살이었던 안젤로는 이미 토론토 요지에 자신의 미용실 체인 여러 개를 운영하는 어엿한 사장님이었죠. 

 

안젤로보다 3살이 어렸던 토스칸은 예술가 스타일이었는데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용과 건축 디자인 공부를 했고, 사진작가로 활동을 했죠. 참고로 어린 나이부터 캐나다에 이민 와 살았지만 토스칸은 원래 이탈리아 사람이에요.

 

 

▲사진 = 프랭크 안젤로(좌)와 프랭크 토스칸(우) ©VIVA MAC: AIDS, Fashion, and the Philanthropic Practices of MAC Cosmetics

 

둘은 1976년부터 함께 사업을 하기 시작했고 그게 자연스레 맥이라는 브랜드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안젤로의 미용실 체인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빨래방부터 처음 시작했고요, 이후 미용용품 판매, 제조로까지 확장했죠.

 

맥의 창업에 직접적인 계기가 됐던 건 1980년대 초반 토스칸이 토론토 심슨스(Simpsons) 백화점 2층에 화장품 편집샵을 낸 거예요. 그 편집샵을 운영하게 된 계기부터 운영하면서 타겟팅한 손님들, 편집샵의 컨셉 등이 모두 브랜드 맥에도 담기게 되었거든요. 맥의 원래 이름, 메이크업 아트 화장품(Makeup Art Cosmetics) 역시 이 시기에 처음 나왔고요.

 

 

▲사진 = 두 프랭크의 화장품 편집샵 ©VIVA MAC: AIDS, Fashion, and the Philanthropic Practices of MAC Cosmetics

 

두 창업주가 맥을 만들 때 염두에 뒀던 건 바로 ‘사진에 잘 나오는 화장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당시 소위 빅 브랜드들은 모두 스킨케어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메이크업 제품의 컬러가 다양하지 못했거든요. 유색 인종의 피부에 맞는 메이크업 제품도 없었고요.

 

그렇게 그들은 빨래방 한켠 부엌에서 화장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마침 토스칸의 예비 처남이 대학에서 화학과를 다니던 학생이었던 터라 예전부터 함께 미용용품을 만들어 왔었거든요. 맥의 립스틱 역시 그와 함께 만들게 되었죠.

 

 

▲사진 = 예비 처남 빅터 카살리(VIctor Casale). 맥의 숨은 개국공신 중 하나죠. ©M.A.C

 

그렇게 1985년 세상에 첫 출시된 맥의 제품은 플라밍고(Flamingo)라는 이름을 가진, 강렬한 핑크색 크레용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립스틱이었어요. 토스칸은 그 립스틱이 ‘케이스를 열어서 봤을 때와 입에 발랐을 때의 색이 똑같은 최초의 립스틱’이라고 하죠.

 

▲사진 = 맥 플라밍고 립스틱 ©temptalia
 

둘은 곧 크레용의 다른 색상에서도 영감을 받아 립스틱 색상을 23개까지 늘렸고, 펜슬과 베이스, 파우더까지 출시했어요. 

 

▲사진 = 맥 사업 초반에 출시되었던 립스틱 컬러 중 아직도 판매되는 색상들. ©temptalia

 

맥의 제품들은 처음에는 두 창업주의 지인들, 즉 주변 메이크업 아티스트, 모델, 사진작가들에게만 판매가 되었어요. 그들에게 호평을 얻으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죠.

  

 

맥의 성공 비결

 

맥의 모토는 ‘모든 연령, 모든 인종, 모든 성별(All Ages, All Races, All Sexes)’입니다. 그 철학을 하나하나 현실화시키면서 맥이라는 브랜드가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 중에서도 맥은 성별 측면에서 처음부터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죠. 맥에서는 첫번째 공식 매장을 뉴욕의 게이 스트릿(Gay Street)에 열었거든요. 미국에서 최초로 에이즈(AIDS)가 발병했던 진원지이자, 게이바가 몰려있는 곳에 말이에요. 

 

▲사진 = 맥의 첫번째 공식 매장 ©VIVA MAC: AIDS, Fashion, and the Philanthropic Practices of MAC Cosmetics

  

때는 1985년.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의 재임 시절이었고, 에이즈가 최초로 발병한지 불과 몇년이 지나지 않았을 때였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전두환 대통령이 임기를 지내고 있었고 주현미의 들국화가 인기를 끌던 때였죠. 

 

그러했던 시절에 화장품 브랜드가 게이 스트릿에 매장을 열고, 어떤 성별이든 쓸 수 있는 메이크업 제품을 팔기 시작했던 거예요. 파격이었죠. 게이 스트릿 주변 클럽을 즐겨 다니던 클러버와 드랙퀸(Drag Queen, 여장남자), 그리고 특이한 메이크업을 하던 사람들 사이에 맥은 일종의 구원 같았을 거예요.

  

▲사진 = 맥은 판매 수익 전액이 AIDS와 HIV 기금에 기부되는 비바글램 립스틱을 출시하면서, 드랙퀸 루폴(RuPaul)을 캠페인의 얼굴로 내세웠어요. ©M.A.C

 

게다가 맥은 단순히 매장만 열지 않았죠. 누가 봐도 특이한 사람들을 매장 직원으로 고용했어요. 독특한 색상으로 염색한, 피어싱과 타투가 가득한 사람들이 카운터를 담당했죠. 심지어 드랙퀸 레이디 버니(Lady Bunny)가 매장 직원으로 고용되기도 했어요.

 

 

▲사진 = 레이디 버니 ©Steven Menendez
 

맥은 샘플링이나 제품 증정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홍보하지 않고, 이러한 소위 ‘오버스러운’ 이미지로 자연스레 화제를 모으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했죠.

 

물론 품질도 뒷받침해주었어요. 맥, 메이크업 아트 코스메틱스(Makeup Art Cosmetics)라는 브랜드 이름에 부합하게 말이에요. 섬세하게 만들어진 맥의 제품들은 발색력과 지속력이 뛰어났어요. 실험적이기도 했죠. 일례로 맥에서 마돈나를 위해 만든 러시안 레드 립스틱에는 당시 어떤 립스틱에도 들어가지 않던 의료용 실리콘 오일 디메치콘(dimethicone)을 넣기도 했으니까요.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품질도 우수했는데요. 맥은 화장품 업계 역사상 최초로 매장 직원의 전문적인 교육과 트레이닝에 투자했기 때문이에요. 그것도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직원들의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이로써 맥의 직원들은 단순히 세일즈를 잘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메이크업 전문가들로 거듭났어요.

 

 

▲사진 = 맥을 상징하는 양성적 얼굴. 특이하고 창의적인 사람들을 맥의 직원들로 채용했어요. ©Frank Toskan
 

맥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역시 독보적인 팝의 여왕 마돈나 덕분이에요.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 사이 급부상한 화장품 브랜드들 뒤에는 거의 대부분 마돈나가 있었는데요, 맥도 예외가 아니었죠. 

 

사실 맥은 마돈나와 정말 잘 어울리는 브랜드예요. 마돈나는 데뷔 초부터 관습에 반하는 파격적인 행보로 유명했던 가수니까요. 첫 싱글에서 마돈나는 당시에는 금기시되던 인종간의 사랑을 보여주더니, 2집에서는 처녀인 것처럼 만져달라는 파격적인 가사에 섹스를 암시하는 동작까지 하면서 돌풍을 일으켰죠. 무려 1980년대 초중반에 말이에요.

  

 

▲사진 = 웨딩드레스를 입고, '성공한 연상 여성과 데이트하는 연하남'을 뜻하는 'Boy Toy' 벨트를 매고, 섹스를 암시하는 동작을 무대에서 선보였던 마돈나. 2010년부터는 연령차별에도 저항하고 있어요. ©Vogue

 

인종, 성, 나이에 대한 관습을 무너뜨리는 가수 마돈나, 그리고 맥은 어쩌면 닮은꼴이죠. 마침 마돈나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맥 창업주의 지인이었고, 그녀의 요청에 따라 마돈나가 무대 서는 내내 지워지지 않을만한 립스틱을 맥에서 만들게 되어요. 그렇게 마돈나만의 립스틱 러시안 레드(Russian Red)가 탄생했죠. 

 

마돈나는 1990년 세계 순회 공연 블론드 앰비션 투어(Blonde Ambition Tour) 내내 맥 러시안 레드를 바르고 다녔어요. 맥의 티셔츠를 입은 사진이 찍히기도 했고요. 

 

▲사진 = 순회 공연 중 맥 러시안 레드를 바른 마돈나 ©Ke.Mazur/Wirelmage

 

그 때부터 맥의 인기는 하늘 높이 솟기 시작했죠. 일본 관광객들은 거의 매일 몰려들었고, 마이클 잭슨 같은 셀러브리티의 방문도 잦아졌어요. 

 

화장품 업계에서 맥이 이른바 스타가 된 거죠. 오죽하면 로라 메르시에 창업주가 브랜드를 론칭한 계기를 ‘맥 매장에 바글바글했던 사람들’이라고 밝혔을까요. (그녀는 맥 매장에 몰려있는 사람들을 보고 난 뒤 고급 백화점 CEO라는 화려한 커리어를 마다하고 로라 메르시에 브랜드를 론칭해서 또다른 역사를 썼죠.)

 

 

▲사진 = 로라 메르시에 창업주 중 하나인 재닛 거위치 ©카스타니아 파트너스(Castanea Partners)

 

에스티로더 그룹에서도 역시 맥을 알아보았고, 1995년 맥의 지분을 51% 인수했죠. 1998년에는 결국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했고요. 인수 당시 맥의 연매출은 2,500억 원이 넘는 수준이었는데, 20년 가까이 지난 현재 기준으로 봐도 어마어마한 수준이죠.

 

 

창업주와 브랜드의 현재

  

맥의 마케팅을 총괄하던 프랭크 안젤로는 아쉽게도 1997년 수술 중 심장마비로 작고했습니다. 사실 안젤로가 세상을 떠나면서 에스티로더 그룹에서 두 창업주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게 된 거죠.  

 

프랭크 토스칸은 현재 임팩트 키친(Impact Kitchen)이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른바 원시인이 먹던 건강한 식단, 팰리오 다이어트(Paleo Diet)를 컨셉으로 한 식당인데요. 유제품과 가공식품, 설탕과 소금 같은 조미료, 커피, 주류 등 신석기 이후에 등장한 식재료는 철저하게 배제하는 거죠. 토스칸은 나이가 들면서 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자연스레 이 식당을 오픈했다고 해요.

 

 

▲사진 = 임팩트 키친 ©Impact Kitchen

 

한편 토스칸은 개인적으로는 남편 대런 자크레스키(Darren Zakreski), 그리고 4명의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토스칸의 아이들은 재벌가 아이들 답지 않게 굉장히 현실적이고 반듯하게 자랐다고 하죠. 토스칸과 안젤로가 넉넉지 않은 환경에서 태어나 세계적인 기업을 일구어 온 데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을 거예요. 

 

▲사진 = 대런 자크레스키(좌)와 프랭크 토스칸(우) ©캐나다 국립 발레단

  

맥은 성공을 거듭해 전세계에서 손꼽히는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어요. 2017년 포브스(Forbes) 보고서에 의하면 에스티로더 그룹의 가치는 11조 원 가량 되는데요, 이 중 맥의 가치가 절반을 넘는 6.5조 원 정도라고 하네요. 어마어마하죠. 

 

게다가 맥은 ‘모든 연령, 모든 인종, 모든 성별(All Ages, All Races, All Sexes)’이라는 모토처럼 유색 인종들 사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가 되었어요.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등지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고급 화장품 브랜드로 꼽히죠. 그래서 에스티로더 그룹에서는 신흥시장을 공략할 때 맥을 앞세워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맥 매장은 우리나라에도 워낙 여러 곳에 있으니, 지나가다 들러서 립스틱을 한번 쭉 발라보시면서 내게 꼭 맞는 컬러를 하나 찾아보시길 바라요.  

 

▲사진 = 맥 립스틱. ©맥 인스타그램

   

저는 개인적으로 입술 색깔도 진하고 각질도 잘 생기는 편이라 립스틱 고를 때 까다롭게 보는 편인데요. 맥 립스틱은 발색력도 뛰어나고 각질 부각도 거의 없어서 애용해요. 수많은 립스틱을 테스트해봤지만, 저는 맥의 베가스 볼트(Vegas Volt)만큼 평상시에 쓰기에 좋은 립스틱을 못 봤답니다. 

 

맥의 깊고 넓은 립스틱 세계에서, 인생 립스틱 하나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사진 = 맥 립스틱. ©맥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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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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