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재무부, 면세점 ‘대리구매’ 강력 규제 발표...국내 면세업계 한 숨 돌리나

‘전자상거래법’ 이어 또다시 다이고 집중단속 나서
하이난 면세점에서 대리구매·면세품 밀수입 시 3년 동안 해외 면세품 구매 불가
대기업 관계자 “하이난 면세한도 상향 이후 대량구매로 인한 내수 시장 교란 우려한 듯”
다이고 빼앗길 것이라 우려했던 국내 면세업계 분위기 급반전
기사입력 : 2020-07-02 17:58:41 최종수정 : 2021-06-27 12: 36 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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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하이난 면세점의 ‘대리구매’를 강력하게 규제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면세업계가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고)를 빼앗길 것이란 걱정을 덜게 됐다. 2019년 시행된 전자상거래법에 이어 또다시 다이고를 집중 단속하는 정책이 나온 것이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침체된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면세정책을 펼치면서도 다이고 규제는 강하게 가져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자료=중국 재무부, 하이난섬 여행객 면세 쇼핑 정책에 관한 공고(2020.06.29)

중국 재무부는 지난 29일 ‘하이난섬 여행객 면세 쇼핑 정책에 관한 공고’를 발표하고 “하이난에서 구매한 면세품은 소비자가 최종으로 사용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재판매가 불가하다”며 “다른 사람을 위해 구매 또는 면세품을 밀수입하는 경우 3년 동안 해외 면세품을 구매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난섬의 정책을 위반하고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여행사 및 운송 회사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은 1일부터 시행됐다. 

앞서 중국은 하이난 면세점을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를 꾸준히 보였다. 2018년 12월 하이난 면세한도를 1만 6천 위안(한화 102만원)에서 3만 위안(한화 509만원)으로 확대하고 2년 만에 10만 위안(한화 1,700만원)까지 대폭 상향했다. 이는 우리나라 면세한도 600달러(한화 72만원)보다 약 23배에 가까우며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에르메스 가방의 일부 품목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중국인 소비자들이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최고가 면세품을 자국 내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국내 면세점 매출 80% 이상을 견인하는 다이고의 상당수를 빼앗길 것이라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끊긴 상황에서 중국인의 억눌린 소비심리가 하이난 면세점을 통해 해결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실제 하이난성 시내에 위치한 면세점인 ‘싼야면세점’은 면세한도 상향 조치 발표 이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하이난 면세점의 대리구매를 본격적으로 규제하면서 국내 면세업계는 걱정을 덜게 됐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다이고의 대량 구매로 인한 내수시장 교란을 우려한 것 같다”며 “당분간 다이고의 발길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전자상거래를 하는 개인들에게 세금을 물리는 ‘전자상거래법’을 2019년 1월 1일 시행했다. 모바일과 온라인을 통한 물품판매 과정에서 세금납부는 거의 하지 않았던 다이고가 법적으로 세금 부과의 대상이 되면서 위축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이번 발표로 다이고들은 중국 내 면세점에서도 집중 단속을 받게 될 전망이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면세품을 판매한다면 중국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면세품을 판매해 자급자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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