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무역전쟁 협상 결렬시 국내 면세점 시장 성장세가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연구소 최제민 연구원은 지난 6월 ‘외환: 美中 협상, 긍정적 기류 지속될까?’ 보고서를 통해 무역협상 신경전이 지속되면 달러 대비 위안화는 7.4위안, 원화는 1,250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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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프=하나금융경영연구소 |
면세품은 관세법시행규칙(제69조3·4)에 따라 달러 기준으로 판매한다. 따라서 환율이 상승하면 면세품의 실질 구매가격도 올라간다. 이럴 경우 면세점은 환율이 오르기 전 저렴하게 구매했던 재고를 더 비싸게 판매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환율 상승이 면세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1달러에 원화 1,000원의 가치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면세점에서 30달러에 판매하는 화장품을 3만 원에 살 수 있다. 환율 상승으로 1달러가 1,200원이 되면 같은 화장품이더라도 원화로 환산시 3만 6,000원에 구매해야 한다. 달러를 사용하는 미국인의 경우 국내 면세점 쇼핑시 이익을 보겠지만, 그 외 외국인과 내국인들은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발표한 ‘2018 국내 면세점 구매객 국적별 현황’에 따르면 미국인 매출 비중은 0.5%로 매출액 993억 원이다. 반면, 중국인 비중은 73.4%다. 매출액은 13조 9,201억으로 가장 높다. 유독 중국인의 매출이 높은 이유는 ‘다이고’(중국 보따리상) 때문이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위안화 약세도 피할 수 없다. 중국 인민은행은 22일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6.8759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 8일 이후 달러 대비 가장 약세다. 위안화약세에 원화약세까지 겹치면서 면세점 주고객인 중국인과 내국인의 면세품 구입 부담은 더욱 커졌다.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다이고에게는 면세품 가격 상승은 꽤나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만약 미·중무역전쟁 협상이 결렬된다면 내국인과 중국인의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화장품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다이고 발길이 일본으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시내 면세점 관계자는 “원화 약세로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며 “하지만 자체 프로모션을 통해서 할인이 가능한 브랜드에 대해서는 최대한 혜택을 주려고 노력하고 중이다”라고 답했다.
환율이 오르면 일시적으로 환차익(환율의 변동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이익)이 생기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면세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원가에 환율 변화가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보통 제품 판매시점보다 약 6개월에서 1년 앞서 재료 구매나 납품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G20에서 미·중 협상 재개 등 호재가 이어져 협상 타결의 조짐도 보인다. 다만, 협상을 재개하더라도 트럼프가 추가 관세 부과는 그대로 진행함에 따라 원화가 안정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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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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