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환원 확대해라”vs“환원 의무 없어“…제주 신규 시내면세점 허용 잡음

제도운영위원회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서울 1개. 제주도 조건부 1개 허용
제주도소상공인연합회 “대기업, 막대한 수익에도 생색내기식 기여…상생방안 마련해야“
기재부 관계자 “특허입찰 심사 시 상생협력 평가기준될 뿐 환원 법적 의무 없어”
제주 지역 대기업 향한 지역 텃세 여전히 이어져
기사입력 : 2020-07-17 13:53:57 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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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가 소상공인 보호를 취지로 제주 지역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조건부로 허용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도내 소상공인들은 면세점이 영업 이익을 지역 환원과 함께 주변 소상공인들과의 상생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정작 대기업 면세점이 사회에 환원할 법적인 의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0일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제주와 서울에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각각 1개씩 추가 허용하기로 했다. 제주는 향후 2년 동안 지역 토산품, 특산품 판매가 제한되고, 지역 소상공인과의 협력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대기업 면세점 수익 대부분이 제주 지역 외부로 유출돼 제주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제주도 소상공인 측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제주도소상공인연합회(회장 박인철)은 13일 성명서를 통해 “제주에 있는 시내 면세점들은 막대한 매출과 이익을 얻어가면서도 정작 이곳 제주에는 생색내기식 기부와 기여만을 하고 있어 제주도 소상공인들만 피해를 입어 왔다”며 “전제 조건으로 향후 2년간 지역 토산품, 특산품 판매 제한등 부수 조건을 달은 것도 특허를 허용하기 위한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 지역에서 대기업 면세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13일 제주지역 면세점의 지역사회 환원 확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도민 참여 확대 등을 담은 ‘제주특별법 7단계’ 제도개선을 밝힌 것도 이와 같은 흐름이다. 제주특별법 7단계에는 제주도내 면세점 매출액의 1% 이내 금액을 제주관광진흥기금 재원으로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위원회가 주장하는 대기업 사회환원이 사실상 법적 의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제주특별자치도법에 따라 면세사업자는 특허수수료의 50%를 제주관광진흥기금으로 내야 한다는 조항이 있으나 제주도에 이익을 환원해야 한다는 법적인 의무는 없다”며 “특허입찰 심사 시 사회환원및 상생 협력 부문의 평가기준이 될 뿐이다”고 말했다. 

 

▲자료=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제246조4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제246조4(관광진흥개발기금 등에 관한 특례)에 따라 면세사업자는 특허수수료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주관광진흥기금으로 전출해야 한다.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명품과 화장품 판매 위주의 면세점과 소상공인의 영역이 겹칠 일이 거의 없다”며 “오히려 외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을 방문하면서 주변 숙박, 요식업 등 관련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미 제주 지역의 대기업을 향한 지역 텃세는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7년 서귀포시 강정동 도순다원에 2023년까지 1,147억원을 들여 ‘도순다원 농어촌휴양관광단지’(티스톤밸리 프로젝트)를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이같은 제주도민의 ‘등쌀’에도 대기업 면세점이 제주 시장 진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중국인들이 제주도에서 사증(비자) 없이 30일 동안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게 된 후 제주 면세점 매출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이용객이 중국인 보따리상이어서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높지 않은 서울 시내면세점과 달리 제주 면세점의 경우 크루즈 등을 통한 관광객의 비중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제주내 시내면세점을 운영 중인 대기업 면세점들은 사회환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019년 ‘청출어냠’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제주 지역 청년 사업가를 대상으로 5억원의 사회 공헌 기금을 출연했다. 신라면세점은 제주지역의 소상공인을 돕고 관광활성화에도 기여하는 ‘맛있는 제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맛있는 제주 만들기’는 지난 2014년 2월 ‘신성할망식당’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로 6년째 진행하고 있는 제주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이다. 

 

정부는 제주도 여론과 면세점 업계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서 조건부로 제주 지역 신규 특허 발급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조건을 걸지 않고 제주 지역 신규 특허를 발급할 수 있었지만, 제주 지역의 여론을 반영해 조건부를 달아서 낸 것이다”고 밝혔다. 제주 지역과 대기업 면세점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만큼 서로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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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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