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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육해영 기자, 서울 시내면세점 루이비통 매장(2018.07.17) |
관세청이 급증한 악성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업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면세품 국내 유통 허용 등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를 두고 백화점, 아울렛에서 저렴한 가격에 면세점 재고를 구매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국내 시장에 풀리게 되는 면세품은 통관을 거쳐 다시 과세를 부과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차이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가격 교란 등 면세점 유통 업체와 로컬 업체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관세청이 각 업계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묘수’(妙手)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면세점협회가 면세업계의 의견을 취합해 관세청에 요구한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한시적으로 면세품을 국내 로컬 시장에도 판매 가능하게 하고, ‘제3자반송’을 통해 해외 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임대료 인하 등 다섯가지의 고충도 함께 호소했지만 가장 먼저 관세법의 예외조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한 세부적인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면세점의 바람대로 실현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면세점은 모든 면세품을 사입(직매입)한다. 대량 사입일수록 단가가 낮아지고 마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앞서 업계는 봄철 관광 성수기를 예상하고 3~6개월 전 상품을 대량 발주했다. 문제는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장기 체화재고를 포함한 약 3조원의 재고가 쌓였다. 현행법상 면세점 재고는 반송되거나 ‘멸각’(滅却)해야 하기 때문에 재고가 남게 되면 제품 구매원가가 들어간 면세점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부담하게 된다.
특히 기본 단가가 높고 유행에 민간함 패션 브랜드의 재고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시장에 풀릴 경우 제품 희소성이 낮아져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오랜기간 면세품은 부루벨코리아 등의 에이전시를 통해 유통되고 있어 국내 유통업체와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신세계면세점 안주연 홍보팀장은 “면세점 재고에 명품만 있는 것이 아니며 협상하는 에이전트 창구도 각각 달라 관세청의 공식 발표가 나온 후에나 판매전략이 세워질 것 같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관세청 대변인실 류하선 사무관은 “면세품이 국내에 풀리게 된다해도 통관을 거쳐 다시 과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더 저렴하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대기업의 경우 ‘바잉파워’(Buying-Power)가 남달라 단가를 저렴하게 계약할 수 있어 시중 가격보다 유리하게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면세품의 가격책정은 업체마다 상이하다”고 전했다. 국내 시장에 면세품이 유통되더라도 시장과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법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도와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글로벌 위기인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하이리스크-하이리턴’(High Risk-High Return)인 구조에서 수요예측을 하지 못하고 선발주를 진행한 면세점의 책임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정부에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세청 류 사무관은 “상황이 상황인 만큼 장‧단점과 부작용을 고려하여 서둘러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업계 반발을 잠재우고 각 업체들이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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