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면세점에 이어 중소 면세점인 그랜드관광호텔도 인천국제공항(사장 구본환, 이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제4기 면세사업권을 포기했다. 높은 임대료로 유찰됐던 DF2(향수·화장품)·DF6(패션·기타)구역과 더불어 세 업체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DF3·4(주류·담배·식품), DF8(전품목) 구역까지 사실상 유찰된 상황이다. 예상치 못한 면세업계의 인천공항 ‘보이콧’에 인천공항이 역대 최악의 위기에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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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권 제안요청서(RFP) |
인천공항 입찰 흥행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업계는 높은 임대료를 꼽았다. 대기업 면세점인 롯데면세점 박상섭 홍보팀장은 “코로나19 사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은 올해보다 당연히 여객수가 증감할 수밖에 없다”며 “여객수증가율에 따라 매년 최대 9%까지 임대료가 인상돼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당연히 나타나는 ‘기저효과’에 대한 계산이 너무 얄미울 수 있다는 평가다. 대기업 면세점도 버티기 어려워 입찰을 포기하는데 중소 면세점의 생존은 더욱 희박한 상황이다.
인천공항은 구역별 최소보장금액(임대료)로 최대 매년 9%까지 인상이 가능한 계약조건을 걸었다. 인천공항 제안요청서(RFP)를 보면 제4기 면세사업자는 1차년도까지는 낙찰 금액을 지불하고, 운영 2차년부터 직전년도 여객증감률의 50%를 증감한 금액을 내야 한다. 계약대로라면 최대 9%까지 임대료가 인상된다. 그랜드가 인천공항에 제시한 최저보장금액은 244억7,000만 원으로 인천공항의 계약대로라 2차년도에는 DF8구역에 대해 최대 266억7,230억 원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현재 DF8 구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에스엠면세점의 2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52.9% 하락한 27억 2,000만 원이다. 에스엠면세점은 3월 5일 “코로나19로 여객수가 급감해 임대료 조정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며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 등으로 현재 운영 중인 사업지 입찰을 포기하겠다”고 공문을 인천공항에 전달했다. 에스엠은 남은 면세점 운영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입찰 포기와 우선협상대상자 계약 미체결 등 잇따른 이변이 속출하면서 인천공항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업계는 매출에 상관없이 일정 수준 임차료를 내야하는 최저보장금액으로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롯데 박팀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코로나가 입찰 포기의 큰 원인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인천공항의 9% 인상 조건이 가장 영향이 컸다”며 “인천공항이 새로운 대책을 세울 때까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답했다. 신라면세점 서일호 홍보 그룹장도 “재입찰 공고를 봐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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