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새해 들어 국내 면세점 업계의 핵심 사업장이 모여있는 서울 시내면세점의 일별 매출액이 전년 12월 대비 1/10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가 대유행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3월 이후 국내 면세업계가 어려움에 빠진 것은 하루 이틀된 문제가 아니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불기 시작한 해외여행 재개 등 새로운 모멘텀이 주어졌음에도 국내 면세업계의 매출액이 코로나 초기보다 더 바닥까지 내려가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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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표=김재영 기자, 2023.01.09. |
2022년 서울시내 대기업 면세점의 각사별 매출총액은 14조8,758억 원으로 2021년 대비 약 4% 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규모가 큰 업체인 ‘A’사의 경우 4조9,412억 원으로 2021년 대비 약 –8% 하락한 매출액을 기록했고 매출 규모가 가장 작은 ‘D’사의 경우 2조6,466억 원으로 오히려 2021년 대비 3%의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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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표=김재영 기자, 2023.01.09. |
그런데 2023년 1월 들어 일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A’사는 12월 대비 –81%, ‘B’사도 –87%, ‘C’사와 ‘D’사는 나란히 –91%의 일별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12월 전체를 통들어 비교한 것은 아니고 1월 1일부터 8일까지 단기간 매출액을 비교한 결과이긴 하지만 1일 평균 매출액 비교로 보아도 코로나 기간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낮은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어 충격적인 결과로 해석된다.
국내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 기간동안 다양한 정부정책의 지원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있었다. 코로나로 국가간 이동이 전면 중단되던 시기 관세청은 부랴부랴 외국인 1인당 구매가능 수량 제한을 한시적으로 풀어주고 외국인의 입국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관광업과 면세업에 대한 고용유지를 위한 정책자금 지원은 물론 내수통관 제도의 도입으로 제고 면세품을 수입 통관 후 국내에서 유통할 수 있게 만들어 줬다. 또 국토부 등과 협의해 항공산업과 면세산업을 동시에 지원하는 무착륙관광비행을 실시해 숨통을 열어주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윤태식 관세청장이 2022년 새로 취임한 후 면세산업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지난해 9월 14일 3개 분야 15개 과제를 선정하며 국내 면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약 3개월에 걸쳐 면세산업 활성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지난해 12월 15일 서울세관에서 ‘면세산업 발전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윤 청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져 국가 경제 기여도가 높았던 국내 면세산업이 코로나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 과도한 송객수수료 문제가 불거지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관행이 자리잡아 근본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해외여행 수요가 정상화 된다고 해도 국내 면세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연초부터 과도한 송객수수료 문제를 정상화 시키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1월 1일부터 “국내 면세점에서 송객수수료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형 B2B거래가 중지됐다”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1월부터는 코로나 기간 중에 면세점이 매출을 올리는 핵심 수단이었던 MG거래와 SMG방식의 거래가 모두 중단됐다”며 “사실상 현재 나오는 매출액이 코로나 기간 중에 나올 수 있는 현실적인 최대치 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면세점 관련된 발언을 할때면 빠지지 않고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언했었다. 사실상 코로나 기간동안 외국인 입국이 불가능 한 상황에서 면세점의 매출액이 비현실적으로 많이 나왔던 점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는 현상 파악을 마친 후 더 이상 왜곡된 시장구조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국내 면세점의 매출액은 1월 초순의 현제 분위기를 넘어서 크게 상승하거나 할 계기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송객수수료를 기반으로 하는 대규모 기업형 거래가 중지된 상황에서 외국인, 특히 국내 면세업계의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 기회를 기형화된 면세업계의 재구조화를 위한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업계에서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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