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면세시장 예상대로 중국 CDFG 매출액 1위 등극

中 정부, 적극적인 개입과 노력으로 한국과 격차 뒤집어
코로나시기 자국내 면세산업 이합집산 및 면세한도 추가 허용 등
‘면세품 역직구’·‘면세바우처’등 정책 기조도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기사입력 : 2021-04-29 13:33:06 최종수정 : 2021-04-29 13: 53 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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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지속되는 환경에서 세계 면세 및 여행소매업(Travel Retail) 시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관광’과 ‘면세’가 연관 산업이라는 등식도 현재로선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매출액 1위를 기록한 ‘CDFG(China Duty Free Group)’가 자리한다. 롯데면세점은 2위, 신라면세점이 3위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선두권에 자리 잡고 있지만 과거 부동의 매출액 1위를 기록하던 스위스의 듀프리(DUFRY)는 4위로 주저앉았다. 그 격차도 매우 크다.

무디다빗리포트의 ‘더못 다빗(Dermot Davitt)’은 4월 26일 “모회사인 중국여행그룹면세회사(China Tourism Group Duty Free Corp.)가 공개한 2020년 CDFG의 매출액이 526억 위안(약 9조 원, 66억300만 유로)으로 2019년 대비 8.1% 성장했다”며 “그 뒤로 2위인 롯데면세점은 48억2천만 유로(6조4천억 원), 3위 신라면세점도 42억 9천만 유로(5조6,910억 원), 4위로 순위가 대폭 밀린 듀프리는 23억7천만 유로, 5위 DFS 역시 22억 유로, ‘라가데르(Lagardère)’는 17억2천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1년 만에 중국 대표기업인 CDFG와 한국 면세산업 주요 기업들과의 격차는 좁혀지다 못해 순위가 뒤바뀌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당분간 절대 따라 잡을 수 없다던 한국과 중국의 면세산업 간 브랜드 유치·수입상품 물량 확보 격차도 이미 뒤집혀가고 있는 추세다.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물류시스템을 비롯한 인프라와 서비스, 그리고 브랜드 가치에서는 아직 한국과 중국이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도 미세하며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사실상 중국 기업의 독주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사진=DFN 홍콩특파원/중국 선전시 밍퉁 시장 전경(2021.01.08)

 

올해 역시 CDFG와 국내 기업과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산 면세품의 대량구매 상인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은 선전시 밍퉁 시장을 연초부터 대대적으로 단속했다. 이후 중국 당국은 지난 3월 23일 선전시에 새로운 면세특구를 설치하겠다는 선언을 하면서 속내를 드러냈다. 선전시 당국은 ‘CDFG’ 등과 손잡고 선전시 뤄후구 53층 무역센터 빌딩에 면세점을 설치하겠다고 선언헀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방문하지 않은 2018년 이후 한국 면세품의 대량 유통이 이뤄지는 밍퉁시장을 ‘전자상거래’ 법등을 이용해 단속하며 장기적으로 쇼핑의 도시 홍콩을 중심으로 형성된 면세시장을 선전시로 흡수하겠다는 대범하고 공격적인 계획이다. 더불어 한국 면세시장의 판로도 가로막는 전략이다. 

한편으론 코로나로 자국민의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점을 이용해 중국 당국은 20년 하이난 섬의 면세점을 기존 4곳에서 10여 곳 이상으로 양적으로 대폭 확대하고 3만 위안(약 513만원)이던 하이난 섬 방문 내국인 면세한도를 10만 위안(약 1,711만 원)으로 3배 이상 올렸다. 특히 하이난을 방문하고 다쓰지 않은 면세한도는 본토로 돌아간 뒤 온라인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하이난에서 면세품을 구매하면 곧바로 원하는 곳으로 우편배송 해주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또 하이난 면세점에서도 한국 면세점에서 대량구매 상인들에게 할인판매 하는 방식과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하며 적극적으로 한국 면세시장의 대량구매 상인 수요마저 흡수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CDFG는 중국 당국을 등에 업고 한국 주요 면세기업들을 대상으로 전쟁을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면세산업은 코로나가 본격화된 작년보다 올해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면세업계는 중국 대량구매 상인 외에는 사실상 판로가 없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으로 악전고투하고 있다. 정부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면세산업을 지정했지만 불과 1년 만에 국내 면세업계 종사자 절반이 현장을 떠났다. 정부에서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항공 산업과 연계된 무착륙 관광비행을 확대한다고 하지만 5개월간 실시된 관광비행 고객들의 면세품 매출액은 고작 100억 원을 밑돌고 있다. 재고 면세품을 수입신고 후 내국인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실적도 그리 많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 대유행 초기에 실시한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수량 제한 조치의 한시적 폐지나 수출인도장을 통한 대량구매 상인들에 대한 정책이 우리산업을 더욱 골병들게 만들고 있다. 매출 대부분이 대량구매 상인으로부터 나오고 있는 현실에서 구조적 모순은 더욱 심화되고 영업이익은 면세점이 아닌 중국인 대량구매 상인이 훨씬 더 가져가 팔수록 손해 보는 상황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면세 및 여행 소매산업의 성격이 바뀌고 있어 국내 면세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다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정책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코로나 기간 동안 한시적으로 ‘면세품 역직구’를 허용하거나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내국인이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면세바우처’와 같은 혁신적인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끊이질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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