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찰됐던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재입찰 코앞…업계 치열한 ‘눈치싸움’ 시작

면세점 관계자,“관세청 코로나19 상황 고려해 특허심사·사업자 선정 시기 늦춰”
1차 공고보다 임대료 약 30% ↓, 10년간 사업권 유지(5+5년) 등 파격 조건 걸어
향후 최대 10년간 출국장 면세점 운영 보장돼 면세사업자 치열한 눈치싸움 시작
기사입력 : 2020-09-09 17:07:21 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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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사장 구본환, 이하 인천공항)이 제1터미널 면세점 재입찰 신청 기간을 일주일 연기했다. 이번에 입찰을 준비하고 있는 한 면세점 관계자는 “관세청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특허심사와 사업자 선정 시기를 늦추고자 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10월에 특허심사를 진행하고, 11월에 최종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20여년 간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던 인천공항이 이례적으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면서 각 면세사업자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8월 28일 공고된 제4기 면세사업권 신규 사업자 입찰 내용에는 사업자 신청기간이 9월 7일~14일이었다. 그러나 공사는 입찰 참가 신청을 14일~21일로 연기했다. 이번 입찰은 지난 1월 공고된 총 8개 사업권 중 유찰된 6개 사업권(DF2·3·4·6·8·9)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번에 최종사업자로 선정된 면세사업자는 특허부여 후 5년의 기본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추가로 5년 연장이 가능해 최대 10년까지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다. 

 

앞서 DF2(향수·화장품) 구역은 참가기업이 없어 유찰됐고, DF3·4(주류·담배) 구역은 각각 신라와 롯데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계약조건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사업권을 포기했다. DF6(패션·기타) 구역은 현대백화점면세점 한곳만 입찰에 응해 경쟁입찰 원칙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중소·중견면세점 사업권인 DF8(전품목)의 그랜드면세점과 DF9(전품목)의 시티플러스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계약을 최종 포기했다.

 

▲출처=인천국제공항제1여객터미널 제4기 면세사업권 운영사업자 모집공고(2020.01.17)

 

▲출처=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제4기 면세사업권 운영사업자 2차 모집공고(2020.08.28)

 

8월 31일로 계약기간이 종료된 제1여객터미널의 면세사업은 제4기 면세사업자가 이미 6개월 전에 선정되어 9월 1일 부터 신규 사업자로 사업을 운영해야 했다. 그러나 높은 임대료 구조를 이유로 우선협상대상 사업자가 모두 퇴짜를 놓는 바람에 궁지에 몰렸다. 사실상 면세사업의 공백이 우려되자 기존 사업권을 운영하던 사업자들(신라·신세계 등)이 요구하던 품목별 영업요율방식을 전격 수용하며 임시 연장영업에 합의했다.

 

공사는 신규 입찰에서 대기업을 비롯 중소기업영역까지 입찰에 참여하는 사업자가 없을 수 있다는 이유로 2차 모집공고에서는 각 사업권의 최저수용금액(임대료)을 1월 대비 30% 대폭 할인한 내용을 공개했다. 또 현행 임대료 방식을 국토부·기재부와 협의해 21년 12월까지 현행 최저수용금 기준의 임대료 방식에서 품목별 매출연동으로 받기로 전환하는 등 진입문턱을 최대한 낮췄다. 구체적으로 향수와 화장품 품목을 취급해 가장 인기가 높았던 DF2 구역의 최저수용금액을 1,161억원에서 842억원으로 변경했다. DF3 구역의 최소보장금도 기존 670억원에서 165억원 낮은 505억원으로 제시했다. 


이같은 인천공항의 이례적인 행보는 2017년 3번이나 유찰됐던 인천공항 제2터미널 DF3(패션·잡화) 입찰 때와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하다. 앞서 제2터미널 DF3 구역은 수익성이 낮음에도 임대료가 높게 책정돼 사업자들이 입찰을 꺼려해 연속 유찰됐다. 이에 인천공항은 최소보장금을 기존 646억원에서 10% 가량 낮춘 582억원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인천공항이 임대인으로서의 입찰에서 주도권을 행사했던 시기는 이때가 마지막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의 진짜 주역은 20년간 공항면세점의 매출액을 증가시켰던 사업자 쪽으로 완전히 기운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제1터미널 구역이 대거 유찰됐을 당시만 해도 업계는 공사가 임대료를 조정한다 하더라도 제2터미널 DF3과 같은 10% 인하 조건을 걸 것이라 점쳤다. 하지만 인천공항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한 번의 유찰에도 최소보장금을 30% 대폭 낮추고, 매출연동 임대료 조건까지 내걸었다. 향후 선정될 최종사업자는 이같은 파격적인 임대료 조건을 10년간 보장받을 수 있어 상당히 매력적으로 고려대상이 됐다. 현재는 어렵지만 코로나19가 극복될 경우 세계로 향하는 핵심 관문이 인천공항이기에 2차로 공개된 면세사업권의 임대료 조건은 과거 3기 사업권은 물론 제2여객터미널 사업권과도 비교될 정도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대기업 면세점인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4대 기업이 모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소·중견면세점 영역은 사실상 대상이 매우 한정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여 추가 유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의 경우는 자본과 인력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면 반등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지만 중소기업은 사실상 코로나19가 생존의 위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의 이번 입찰에서 대기업들의 치열한 눈치보기와 전략이 막후에서 펼쳐지는 상황이라면 국내 중소기업 면세점의 마지막 보루였던 인천공항 면세점 영역이 정부의 대책없이는 비어있는 공간으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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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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