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하청업체들이 ‘코로나19’ 여파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운데 면세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제발령·무급휴직 등을 강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직원들의 고용 불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팽배해지고 있지만 정작 정부의 혜택을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이다. 국내 면세업계의 허리 역할인 판매직 인력이 무너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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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육해영 기자,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2020.06.08) |
코로나19 이후 면세점 하청업체 현황을 조사한 결과 토리버치, 샘소나이트 빈폴 등을 유통하는 업체인 ‘인비트윈코리아’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로저비비에’를 유통하는 ‘로저비비에코리아’의 경우 무급휴직을 7일 이상 시행했다. ‘구찌코리아’는 무급휴직·강제발령, ‘보떼가베네타코리아’는 육아휴직‧강제발령을 강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러브캣을 유통하는 ‘발렌타인’은 면세점 직원들의 급여를 40% 가량 삭감했다. 이처럼 수많은 면세점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던 항공지상조업과 면세점업은 제외하고 여행업·관광숙박업·관광운송업·공연업 등의 업종만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다. 업계의 불만이 높아지자 지난 4월 27일 항공기취급업(항공 지상조업)과 면세점 등 4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추가 지정했다. 하지만 정작 면세점 직원의 대부분은 하청업체라는 이유로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배제되어 열악한 노동환경 속 해고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고용노동부 지역산업고용정책과 윤주희 사무관은 “당초 특별고용지원업종을 선정할 때 ‘업종’을 기준으로 삼아 면세점을 지원한 것이다”며 “하청업체의 경우 인력공급 업체 소속이기 때문에 면세점 업종에 포함되지 않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가 심각한 업종에 한해 지원하는 제도이다. 면세점 하청직원까지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정하려면 도‧소매업종까지 코로나19 피해 업종으로 지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면세점 하청업체 직원들은 정부의 융통성 있는 적극 행정이 간절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백화점면세점서비스노동조합 김성원 본부장은 “그렇다면 ‘면세점에 입점되어 있는 도‧소매 업종’으로 한정시켜 특별고용지원업종을 지정하면 되는 일”이라며 “업종 지정을 핑계로 면세점 인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하청직원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안 된다는 말 한 마디로 회피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정책을 펼쳐야 하는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속하지 않는 면세점 하청업체 직원들은 특별고용지원업종 대상으로 시행됐던 ‘무급휴직 신속 지원 프로그램’ 혜택에서도 제외됐었다. 무급휴직 신속지원 프로그램이란 긴급한 경영상 사유로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경우 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지원금은 50만 원씩 최장 3개월간 지급돼 최대 1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특별고용지원업종이 아닌 업계들이 어려움을 호소하자 정부가 지난 4월 22일 무급휴직 신속지원 프로그램을 전 업종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사실상 무급휴직 신속지원 프로그램 혜택을 받았어야 할 면세점 하청직원들이 정부의 업종 확대 조치로 겨우 포함된 상황이다. 그러나 이조차도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김성원 본부장은 “신속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받는 지원 금액은 50만원으로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며 “이는 월세살이를 하는 직원들에게는 한 달치 월세조차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맞은 면세점 업종을 위해 정부가 다양한 방안을 내고 있지만 여전히 고용 사각지대는 존재하고 있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윤주희 사무관은 “업황이나 코로나19 추이를 살펴보고 추가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지 결정할 것이다”며 “지금으로써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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