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홍콩 첵랍콕 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신라면세점 매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끼칠 것으로 보인다. 줄어든 홍콩 관광객과 홍콩 시위로 인한 잦은 공항폐쇄로 한참 영업에 박차를 가하던 신라 홍콩 첵랍콕 면세점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홍콩 정부는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강제 송환을 허용하는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을 지난 3월 발의했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가 범죄인 인도법을 홍콩 내에 있는 반중국 시위자와 인권운동가 송환에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대규모 반대 시위에 나섰다.
범죄인 인도법은 지난 8월 4일 철회되었으나 시위대의 세부 요구들이 이루어지지 않아 여전히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홍콩의 주요 언론에서는 시위대의 요구사항이 모두 해결될 때까지 시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범죄인 인도법 폐지요구에서 중국정부의 정치적 간섭에서 벗어나려는 민주화 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에 접어들면서 홍콩 관광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코트라 박희연 홍콩무역관이 지난 9월 20일 발표한 ‘2019 홍콩 시위의 경제적 상황’에 따르면 2019년 8월 홍콩 방문객은 350만 명으로 7월 520만 명 대비 약 40% 감소했다. 홍콩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면서 수백편의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어 홍콩 여행을 계획했던 관광객들이 비행기 티켓을 연기 혹은 취소했기 때문이다.
▲영상=육해영 기자 |
반면 마카오공항은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카오는 홍콩에서 1시간 내외로 이동할 수 있어 홍콩의 대체 여행지로 선택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마카오로 출국한 한국인 여행객 수는 홍콩 시위가 시작된 시점인 6월에도 전년대비 5.1% 상승한 6만753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홍콩 시위가 격화되는 7~8월부터는 한국인 방문객이 각각 전년대비 6.9%, 5% 감소했다. 신세계 면세점 관계자는 “마카오점은 홍콩 시위에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신라는 아시아 3대 허브 공항으로 손꼽히는 인천국제공항과 싱가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 공항에 모두 진출하며 아시아 핵심 면세벨트를 형성한 면세사업자다. 지난 10월 25일에는 미국 기내면세점 업체 1위 ‘3sixty’ 지분을 인수한 바 있다. 신라가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싱가폴 창이공항 운영권을 획득한 롯데면세점을 견제하고 해외 점유율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예상치 못한 홍콩 시위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신라면세점이지만 해외진출 목표는 변함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홍콩 첵랍콕 공항 매출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다만 불가항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신라면세점은 향수·화장품 품목에 특화해 국내 면세 사업자 중 해외 사업 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거두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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